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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총 1위 기업으로 기적적으로 회생시킨 사티아 나델라 CEO.
엘리트 출신의 스티브 발머 후임으로 인도 출신의 사티야 나델라 회장으로 교체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재상 역시 사티야 회장에 부합하는 인물로 하나 둘 교체됐다.
기존의 임원들도 대거 교체되었다.
그 중 하버드 출신 임원은 완벽주의자였고,
자신의 높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아랫사람에게는 일말의 이해심도 발휘하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보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자신이 최고의 엘리트라 생각하며 자신의 길만을 강요하던 그는 더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재가 될 수 없었다.
수많은 부하 직원을 내보내고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던 그가 마지막 짧은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새로운 최고위 임원진들은 확실히 달랐다.
최고 법률 오피서(chief legal officer) 브레드 스미스(Brad Smith) 또한 마찬가지다.
사티야 나델라의 리더십을 본받아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법무팀을 대폭 변화시켰다.
싱가포르 오피스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윤찬 수석 변호사는 달라진 법무팀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법무팀이 법을 해석하고 한정된 역할만 수행했다면,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클라우드와 AI 시대를 기존의 법의 틀로 대비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지요.
새로운 환경이라 로펌도 잘 모르고 그 누구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명확히 알기 어려워요.
그래서 브레드 스미스는 사내 변호사 모두에게 커뮤니티 리더십을 주문했어요.
제조업, 헬스케어, 교육, 반도체 등 각 인더스트리별로 법률 담당자와 커뮤니티를 만들고,
우리가 먼저 공부해서 알게 된 정보들을 적극 공유하도록 했지요.”
이런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호사들은 커뮤니티 리더십을 발휘하여
GDPR(유럽연합 일반개인정보보호법,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과 같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법의 변화를 공유하고,
트렌드 및 각종 판례와 케이스를 고객의 입장이 되어 나누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사티야 나델라 회장 취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법률팀은
기술의 사회공헌,
전 지구를 위한 AI(AI for Earth),
지속가능성,
탄소 배출과 같은 환경문제 등
단순히 한 기업의 이익을 넘어 인류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커뮤니티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법무팀뿐만이 아니다.
함께 공부하고 커뮤니티 리더가 되어 나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마이크로소프트 전반에 흐르는 변화가 되었다.
즉, 커뮤니티 리더가 사티야 나델라가 생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꼭 필요한 최고의 인재상인 것이다.
사티야 나델라 회장은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도 대폭 바꾸었다.
외부 피드백에 수시로 반응하며 제품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변화를 토대로 주력 제품도 바꾸었다.
윈도우와 오피스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rvice)인 애저(Azure)를 주력 제품으로 올려놓은 것이다.
그의 클라우드에 대한 편애는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였다.
클라우드가 아닌 모든 것은 다 버리겠다는 각오를 한 듯했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력 제품인 윈도우도 마찬가지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서비스와 제품에서 윈도우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허물어 버렸다.
스티브 발머가 못 잡아먹어 으르렁 대던 윈도우의 경쟁 제품인 리눅스(Linux)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한다(Microsoft loves Linux)’는 메시지를 보내며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그동안 적대하고 무시하던 오픈소스뿐 아니라 구글과 애플 등 경쟁사에도 활짝 문을 열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점하고 빠르게 세계를 장악해 가고 있던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이 잘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들어갔던 상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정말 천지개벽할 정도로 혁신적이고 훌륭한 서비스를 만들어야만,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1위인 AWS를 제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IT 샐럽 리더 스캇 구스리의 활약
‘마이크로소프트 커넥트 2018(이하 커넥트 2018)’에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서버리스 컴퓨팅 기술 등 최신 IT기술 기반의 개발자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스캇 구스리.
이런 상황에서 사티야 나델라는 스캇 구스리(Scott Guthrie)를 CVP(Chief Vice President)로 임명하고
클라우드 서비스와 이후 AI(인공지능)까지 중책을 맡기게 된다.
스캇 구스리는 16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IT 커뮤니티 리더이다.
특히 애저 담당 중역이 된 초반에 그는 자신이 즐기는 레드 셔츠(red shirts)를 입고 전 세계 커뮤니티를 돌며
‘레드 셔츠 투어’를 할 정도로 커뮤니티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는 클라우드 기술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팀의 중역들과 함께 참석하여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바로 제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자신의 트위터, 오프라인 커뮤니티 모임, 심지어 전 세계 MVP들이 제품 담당자에게 피드백을 보내는 메일링 리스트도 직접 챙긴다.
한번은 내가 속한 조직의 디렉터가 나에게 급한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놀랍게도 한국의 MVP 한 명이 애저 제품 담당자에게 푸념한 것을 스캇 구스리가 읽고 우리 디렉터를 통해 나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나중에 그 MVP는 본사의 초청을 받아 자신이 생각하는 애저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애저 개발자 전체 미팅에서 발표까지 하였다. 얼마만큼 외부 피드백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개선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업에서 핵심 제품을 맡고 있는 중역이 피드백 하나하나에 이렇게 정성을 들이니 그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직원들은 수시로 외부 환경을 살피고, 제품 출시도 그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진행한다.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다른 기업이 못한 경험을 내부에 축적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한다. 또한 더 많이 외부에서 듣고, 흐름을 파악하려 애쓰고, 변화를 위해 그동안 관행처럼 행하던 모든 것을 과감히 버린다. 커뮤니티와 함께 정말 놀랍도록 빠르게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으로 변화한 것이다.
구글의 AI vs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사티야 회장이 주도하는 AI 기술의 방향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AI 기술을 설명하는 자료에는 대부분 장애인이 등장한다.
그냥 자료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술 개발에 그들은 엔지니어로 참여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엔지니어인 사킵 사이크(Saqib Shaikh)는 아주 어린 시절에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후, 동료와 함께 시각 인지 기술과 머신 러닝 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마치 선글라스처럼 착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리고 기적같이 그의 깜깜하던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가 개발한 AI 기술로 식당의 메뉴도 읽을 수 있게 되고, 거리의 위험한 상황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존 마코프의 《축복의 기계》(Machines of Loving Grace)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다.
“똑똑한 기계로 가득한 세상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이렇게 어려운 질문에 가장 정확한 답을 찾으려면
실제로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들이 어떤 가치를 품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세 가지 원칙
사티야 나델라의 AI 기술은 앞서 살펴본 그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민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AI 기술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법을 다음 세 가지 핵심 원칙에 근거해 설명한다.
첫째, 우리는 AI 기술로 인간의 가능성과 경험을 확대할 것이다. 인간의 재능을 어떤 식으로 인공지능과 결합시켜 사회를 발전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둘째,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 자체에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인공지능 장치는 새로운 위협을 감지하고 적절한 보호책을 마련하기 위한 용도로 설계돼야 한다.
셋째, 우리가 개발하는 모든 기술은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존중하면서 문화, 인종, 국적, 경제적 지위, 나이, 성별, 육체적, 정신적 능력 등의 모든 장벽을 초월해 인간을 도와야 한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석학들과 기술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AI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밤낮 없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과학자와 기술자가 이러한 윤리를 가지고 기술 개발에 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인간을 위한 기술 개발이라는 제 1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리더의 존재가 필요하다.
나는 사티야 회장의 인성과 리더십을 직접 경험해 왔고, 그러하기에 그가 이끄는 AI 기술의 미래가 밝다고 확신한다.
CEO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CEO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업이 변화했다. 하지만 그 CEO는 단지 뛰어난 성과만을 강조하는 리더가 아니었다. 늘 공부하는 문화를 기업 곳곳에 심는 리더였다. 공감하는 리더십이 있는 사람을 요직에 배치하고, 직원 한명 한명이 포용력과 다양성을 생활화하도록 열과 성을 다하는 리더였다. 그리고 외부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제품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도록 하는 리더였다.
어떤가? 사티야 나델라야 말로 진정한 커뮤니티 리더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늘 공부하여 공동체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
더 많이 봉사하고 섬기는 리더,
전 세계 커뮤니티와 교류하며 항상 더 발전된 기술에 귀를 열려고 노력하는 리더,
나만의 이익이 아니라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일에 앞장서는 리더,
그야말로 커뮤니티 리더십이 충만한 사람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적 같은 재기,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 1위의 비밀이 바로 커뮤니티 리더십에 있다.
* 커뮤니티 리더십을 다룬 책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내용의 일부입니다.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인재, 이런 인재는 어떻게 탄생되고 또 길러지는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마련한 장입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